민라크 상품리뷰
맑은 가을 날의 미장센
살면서 잊지 못하는 장면들이 더러 있다.
겨울 날, 아내와 처음 만났던 익선동의 레스토랑, 아내가 입었던 검은색 목폴라.
소풍가는 길에 아내가 직접 만들었다며 꺼내던 스누피 모양 와플과 메이플 시럽.
신혼여행지로 아내와 함께 갔던 하와이, 야자수 가득한 호텔 수영장과 달큰한 태닝오일 냄새.
마치 의도한듯 인물, 배경, 소품, 향기까지 하나의 호흡으로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다.
이런 날을 떠올릴 때면 그 날의 향기까지 머리에 스친다.
반대로 그 날의 그 향을 어디선가 우연히 맡으면 즐거웠던 추억이 피어나면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작년 10월 어느 가을 날, 아내가 수줍게 웃으며 작은 상자에 쌓인 선물을 주었다.
그 뒤로 주야장천 외출할 때마다 뿌리는 향이 바로 이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 오드 투왈렛이다.
이 향을 뿌리고 좋은 기억이 많아서인지, 아내에게 선물 받은 뒤로 다른 향수에 대한 수집욕과 소유욕이 사라지고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에 정착하게 되었다.
따뜻함과 포근함을 곁들인 섹시함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의 계절을 굳이 꼽자면 가을과 겨울이겠으나, 이는 향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향이 주는 인상이 포근해서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뿌릴 정도로 필자는 사계절 내내 뿌리고 있는데, 시원한 향은 결코 아님에도 여름에 뿌려도 될 정도로 무거운 느낌은 아니다. (첫향이 무겁다는 평이 있는데, 금방 날아간다. 시향할 때 두세시간은 시간을 두고 시향하면 좋겠다)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의 성별 또한 꼽아보자면, 남성적인 쪽에 가까운 중성적인 향이다. 이미지를 그려보자면, 부드러운 니트 카라티를 입고, 단추는 두어개 쯤 푸르고, 편안한 듯 포근한, 그럼에도 약간의 남성미를 곁들인 젊은 남자가 그려지는 향이다.
향에는 서사가 담긴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어린 날의 고향의 기억을 떠올려 집필한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 트리거가 된 마들렌 과자처럼 향에는 기억이 담기고 서사가 담긴다. (이 일화를 바탕으로 향기가 기억을 이끌어 내는 것을 프루스트 현상이라 부르게 되었다)
중요한 자리에 갈 때, 더더욱 향에 신경을 쓰곤 한다.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좋은 기억을 지속적으로 떠올리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큰 일을 하는 날에는 늘 가장 좋아하는 향수를 뿌리곤 하는데, 그 덕분인지 늘 좋은 일이 따라왔다고 믿는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좋은 날 뿌렸던 향을 기억해 자주 뿌리거나, 혹은 좋은 향수를 마련해 좋은 날 뿌려 행복의 조각을 쌓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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